국민건강보험공단 양평지사(왕정현 지사장)가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요양기관 본인확인 강화제도’의 필요성에 대한 서정대학교 휴먼서비스학과 홍진호 겸임교수의 기고문을 보내왔다. 

지난 5월 20일부터 시행 중인‘요양기관 본인확인 강화제도’는 건강보험자격 도용과 약물 오남용 사전 방지를 위한 제도로 주민등록증, 운전면허증, 여권, 건강보험증 등이 있어야 국민건강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다.

아래는 홍진호 교수 기고문 전문이다. 

          [요양기관 본인확인 강화제도의 필요성 기고문]

우리는 명실상부(名實相符)라는 말을 자주쓰고 있다. 이는 이는 공자가 "정명(正名)"이라는 사상을 강조한 것으로, 사람이나 사물이 그 이름에 걸맞은 역할과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이름과 실상이 일치하지 않으면 혼란이 생기고, 결국 사회가 혼란에 빠지게 된다는 가르침이었습니다. 즉 겉으로는 그럴듯하고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상황인 유명무실(有名無實)한 사회를 경계하고자 하는 성현들의 진리일 것입니다.

모든 사람은 일상생활에서 수많은 청약과 승낙의 법률행위에 대해 본인의 이름에 걸맞게 역할과 책임을 다하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즉, 부동산 거래, 금융 거래, 법률서비스 계약, 공증 계약, 의료서비스 계약은 당사자들의 신원을 정확히 확인하는 것이 필수요건입니다. 

물론 슈퍼마켓이나 백화점 등 같이 누구나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는 “불특정 다수인과의 계약” 또는 “청약의 유인(Invitation to Offer)”으로 계약이 성립될 수 있겠지만, 가치와 내구연한 등에 따라 책임성이 강조되는 상품이나 용역에 대하여는 이름과 실상이 일치하도록 신분을 확인하고 계약서를 작성하는 것이 일반적인 것입니다.

이에 따라 의료서비스 계약의 현장인 요양기관(병·의원)에서 본인 확인의 중요성을 몇가지 언급하면 첫째, 정확한 본인 확인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다른 사람의 진료 기록이나 처방이 잘못 적용되어 환자의 건강을 심각하게 해칠 수 있으며, 약물 투여 실수는 심각한 부작용이나 생명 위협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중요합니다. 

둘째, 본인 확인 절차가 없으면 다른 사람이 환자의 개인정보에 접근할 위험이 있기 때문에 환자의 신원을 확인하는 것은 민감한 개인 의료 정보가 타인에게 노출되지 않도록 보호하는 역할을 합니다. 

셋째, 본인 확인을 통해 법적 책임을 명확히 하고, 발생할 수 있는 분쟁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넷째, 본인을 정확히 확인하면 그에 맞는 치료 계획을 정확히 이행할 수 있어 치료의 효과를 극대화하고, 불필요한 재입원이나 추가 치료를 방지합니다. 즉, 환자의 신원을 확인하여 정확한 의료 기록을 유지하여 지속적인 치료와 관리에 매우 중요하며, 의료 기록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다섯째, 정확히 본인을 확인하여 보험 청구가 이루어진다면 부정한 청구를 방지할 수 있어 건강보험의 재정안정 및 국민부담을 줄여 나갈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요양기관에서 본인 확인은 환자 안전과 의료 서비스의 질을 보장하기 위해 필수적인 절차로서 환자와 요양기관 모두의 권리와 안전을 보호할 수 있습니다. 특히, 코로나와 메르스 같은 전염병으로부터 환자와 의료기관을 보호하고 더 나아가 국민안전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절차입니다.

이렇게 중요한 제도를 시행하기 위해 정부는 2024.5.20.부터 「국민건강보험법」제12조(건강보험) 제4항에 따라 병원(의원포함)에서 진료를 받을 경우, 본인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신분증명서 등을 제출해야하고, 요양기관은 제출된 증명서로 본인여부 및 그 자격을 확인하여 요양급여를 실시하도록 법제화 하였으므로, 이 제도가 잘 정착되도록 하는 것은 우리의 권리이자 의무이므로, 사회구성원 모두와 의료기관의 적극적인 참여 및 협력이 절실히 요구될 것입니다.